[책 리뷰] 『더 그레이트 비트코인』
- 비트코인은 과연 21세기의 튤립광풍인가? 진정한 가치저장 수단인가?
안녕하세요.
다락방 아재입니다.
다들 비트코인이라는 말은 들어보셨지요?
비트코인, 알트코인, 블록체인과 같은 명사는 우리의 삶에 점점 더 깊숙이 들어오고 있고 이제는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겁니다.
2024년 5월 26일 이 글을 쓰는 현재, 비트코인의 가격은 업비트 기준96,195,000원, 미국의 거래소 바이낸스 기준 69,170 USDT입니다. 도대체 비트코인이 뭐길래 이런 엄청난 가격을 이루고 있는지 여전히 많은 일반인들은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비트코인은 실체가 없다, 사기다고 경계를 하고요.
대체 이 비트코인이란 뭔가?
왜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는가? 과연 이 비트코인은 실체가 없고 언제가 사기로 판명되어 0원이 되어 버릴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한 책이 있습니다.
바로 오태민 교수가 쓴 『더 그레이트 비트코인』
작년 10월에 세상에 나왔지만 이제서야 이 책을 읽어보고 생각을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1. 다락방 아재와 암호화폐와의 만남
[책 내용 관련하여 궁금하신분은 이 챕터는 넘어가시면 됩니다.]
여러분 비트코인이라는 말을 언제 들어보셨나요?
비트코인이 처음 세상에 나온게 언제인지 아시나요?
비트코인은 2008년 미국 리만브라더스 사태가 발상한 후인 2009년 1월 3일 첫 채굴로 50 BTC가 세상에 나옴으로써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 비트코인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던 게 아마 2013년쯤이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거래소가 생기기 전, 뉴스의 한 구석에서 가끔 나오던 기사와 인터넷에 있던 글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채굴, 블록체인이라는 건 전혀 알지 못했기에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샀다니 이런 거 세상에 나왔다는 글을 보고 저는 비트코인은 그냥 인터넷 머니, 인터넷에서 이용 가능한 포인트 정도로만 생각했죠.
그리고 2014년 첫번째 반감기와 그 후의 상승기,
전 그냥 뭐 남 이야기, 저거 왜사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2015년? 2016년쯤에 친구와 나누었던 대화를 기억합니다.
당시 친구들과 술을 마시면서 나누었던 주제가 바로 이 암호화폐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친구 한 명은 이더리움 투자를 하기 시작하면서 이더리움의 밝은 미래에 대해 아주 열변을 토하였고 저와 다른 친구들은 그냥 거품이다, 21세 기판 튤립이 다하며 아주 열심히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뭐가 다른 지도 잘 모르고 어설프게나마 블록체인이 이런 거다 정도만 알고, 이것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생각을 자 하지 못한, 지금 보면 굉장히 무지한 상태였습니다. 오히려 그때 친구 말대로 이더리움이라도 제법 담갔더라면..... 흑흑...
그리고 2017년.
아마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그때의 광기와 대불장.
그때 뭐 한번 속아보자는 생각에 그 친구의 말대로 아이폰 하나정도의 금액인 약 100만 원 정도를 이더리움과 다른 알트코인(에이다/카르다노)에 나누어 투자를 했고... 대불장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찾아온 대폭락.
그래도 나름 소액으로 조금씩 주식도 하던 경험이 있었지만 그전까지 경험하지 못한 대상승과 대폭락은 좀 충격적이었다고나 할까요? 다행히 약간의 수익을 보고 익절을 했습니다만 그때의 경험은 저에게 암호화폐에 대한 큰 인상을 심어 주었습니다.
'기술적인 건 모르겠고 언젠가 거품 꺼지거나 사라질 수 있지만 잘하면 돈 되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라고 쓰고 사실은 게을러서) 이와 관련된 공부는 그다지 하지 않았고 시드머니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19년 어느 날.
또 비트코인이 살살 올라가는 걸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즈음에 소위 말하는 김치코인, 온갖 듣보잡 코인들이 막 나오는 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전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옛말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2000년 이후로 10년이 지나도 이리 건제하다면 없어질 거란 생각은 기우가 아닐까?'
그리고 다시 자금을 모아 이더리움과 각종 잡코인에 담아 넣습니다.(클레이튼 등등)
왜 이더리움에 다시 넣었냐면... 그냥 전에 담아봐서 익숙하니까...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그렇게 잘 오르고 나름의 매도 지점을 생각해두고 있던 때
차트가 오르락내리락하더니 또 롤러코스터를 타고 하강합니다.
'응 괜찮아. 흔들기야.'
'고점대비 -20%? 뭐 이 정도는 괜찮아.'
하지만 고점 대비 거의 절반 정도로 떨어지고 나서야 현실에 눈을 뜨고 전량매도.
손해는 보지 않고 익절이지만 그래도 가슴 아파옵니다.
그리고 코로나 여파로 인한 비트코인의 대폭락과 이후 찾아온 3번째 반감기의 상승장.
안타깝게도 개인 사정상 이때는 참여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4번째 반감기를 맞이하기 전 2023년 봄 여름쯤,
다시 암호화폐 투자를 고민하던 중 어느 유튜브 방송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나온 게스트는 바로 전 처음 들어본 이름, 국내 비트코인 전문가라고 하시네요.
이름은 바로 오태민
그가 신작 『비트코인, 그리고 달러의 지정학』(이 책도 나중에 읽을 예정입니다.)을 함께 이야기하면서 비트코인이 가진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아마 그때가 처음이지 않았나 합니다. 비트코인과 기타 알트코인의 차이에 대해 좀 더 깊이 알고 생각하게 되고 비트코인이 가진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 것이.
그리고 곧이어 나온 그의 책 『더 그레이트 비트코인』
오태민 교수가 여러 채널에 나와서 비트코인의 특성, 사회인문학적 의미(기술적 의미가 아닌), 현물 ETF승인을 둘러싼 미국 내 상황 등을 이야기하면서 그때서야 비트코인에 대해 좀 더 제대로 알 수 있었고 눈을 뜰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비트코인에 대한 좀 더 강한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이 책이 나온 지 몇 달이 되어서야 드디어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2. 인간이 만든 가장 완벽한 장부
이 책에서는 암호화폐가 뭔지, 어떻게 만들어졌고 왜 만들어졌는지, 알트코인은 뭔지, 블록체인은 뭔지 등등 아주 기본적인 사항,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책은 비트코인이 가진 의미와 가치를 사회, 인문학적으로 풀고 있습니다. 이것이 오태민 교수가 말하는 진정한 비트코인의 가치이자 의미이다고나 할까요?
다행히 전 2019,2020년 즈음에 관련된 책을 읽어서 아주 기본적인 지식은 가지고 있었기에 이해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만 혹시 이러한 지식이 없으신 분들은 다른 기본서를 읽거나 인터넷 등에서 관련 지식을 얻으시고 읽으시길 추천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몰라서 완전히 이해가 안 되거나 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비트코인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화폐입니다. 아니 오히려 비트코인보다 화폐가 인류의 역사에서 어떻게 탄생하였고 어떻게 통용되었는지, 화폐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비트코인이 진짜 화폐냐 라는 물음에 이러한 접근을 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가 말하길 화폐는 결국 장부입니다. 회계에서 이야기하는 대차대조표와도 같겠지요.
그가 어느 유튜브 방송에서 이런 설명을 했습니다.
"한국조폐공사에서 생산하여 창고에 쌓은 5만 원권은 화폐인가?"
많은 사람들은 아마 같은 돈 아니야? 저거 빼돌리면 쓸 수 있는 거 아냐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아무리 한국조폐공사에서 찍어낸 돈이라도 결국 한국은행의 대차대조표상에 부채로 잡히고 나가야만 진정한 화폐, 돈이 된다는 겁니다. 이 말이 틀린 말이 아닌 게 결국 정부가 돈을 찍어내려면 중앙은행(한국은행, 미국 Fed 등등)에 부채로 잡혀야 되는 것이니깐요.
인류 최초의 문서로 발견된 기록도 변제와 관련된 내용이었고, 많은 문명에서도 이러한 개념으로 물물교환이 이루어졌으며 오히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물물교환의 편의를 위해 화폐가 만들어졌다는 증거는 인류학적으로 찾아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오히려 변제의 편의성, 즉 장부 정리의 편리성을 위해 만들어진 게 화폐라고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즉 장부가 가치의 기록과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비트코인은 분산원장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위조와 변조가 불가능한 장부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류 역사상 가치 저장의 대표주자이자 최고로 치는 금과 비트코인에 대해서도 상세히 비교 설명을 해줍니다
3. 발행주체도 없고 실체가 없는 완벽한 가치 저장매체
제가 과거 이더리움을 처음 투자할 때 사실 이더리움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하지는 않았습니다.
전 단순히 비트코인처럼 채굴해서 얻는 것이라 생각했고 이게 어디서 관리하는지는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기껏해야 비탈릭 부테린이라는 어린 천제적인 프로그래머가 개발했다는 정도였죠. 나중에서야 이더리움 개발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만든 이더리움 재단이 가장 많은 이더리움을 소유하고 있고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더리움의 현물 ETF 승인관련해서 증권성 시비 같은 거도 이와 관련이 있다 등등입니다.
제가 이더리움을 언급한 이유는 바로 이런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의 차이점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은 개발자(사토시 나카모토, 가명)만 있을 뿐 이더리움 재단과 같이 특정 단체가 주체적으로 운영하거나 소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2013년 즈음 미국 검찰이 비트코인을 막기 위해 비트코인을 기소하려 했지만 오히려 주체가 없기에 기소를 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잘 보여줍니다. 특정 주체가 아닌 세계에 퍼져있는 각 노드( 체굴자)에 의해 운영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실체가 없는 데이터지만 이것의 거래(이동)가 모든 노드 채굴작업으로 증명되고 블록에 기록이 되기에 오히려 실체를 만들어 준다 할까요? 이런 비실체성이 이동에 제한이 있는 금, 달러와 달리 전 세계 어디에든 지갑만 있으면 전송을 하게 하는 특징을 만들어 줍니다.
그 외 비트코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가지는 의문과 오해, 예를 들어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면 비트코인은 없어질 것이다, 전기만 많이 먹어서 환경파괴적이다 등에 대해서도 저자는 상세한 설명을 해줍니다.
이 책은 비트코인의 투자법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뭐 각종 차트 분석, 이론, 투자법에 대해서는 일절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비트코인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단순한 데이터 쪼가리일 뿐인 비트코인이 이 세상에 어떤 사회적, 인문학적, 경제적 의미(기술적 의미가 아닌)를 가지고 있는지 저자의 폭넓은 시선으로 이야기합니다.
이 책을 읽은 후 과거에 생각하지 못했던 비트코인의 여러 의미와 가치들에 대해 좀 더 깊이 할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수많은 알트코인에 대해서도 어떻게 접근하고 바라봐야 할지 생각하게도 되었습니다.
4. 0원? 10억?
과거에 암호화폐가 제법 논란이 되면서 여러 방송에서는 이에 대한 티브이 토론을 열었습니다.
저도 몇 개 본 기억이 있는데요. 당시 반대 측 패널로 나온 유명한 지식인들은 하나 같이 비트코인에 대해 21세기 튤립버블, 다단계 사기, 휴지조각이 된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참고로 책에서 이 튤립버블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는데 좀 놀랍습니다.)
그분들이 지금의 비트코인 가격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합니다.
솔직히 지금 시점에서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긴합니다. 지식인으로써 새로운 지식에 대해서도 열린 자세를 가지고 때로는 자신의 아집을 깨고 받아들이는것도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아마 이런 식으로 답하지 않을까요?
"1억 원 가까이 올랐는데, 자기 의견이 무슨 상관이냐. 그런 거 나한테 묻지 말고 살려면 사라."
만약 그분들에게 10년 뒤 가격을 예상한다면 얼마라 할까요?
만약 10년 뒤 0원이 되는 것과 10억이 되는 것 중 하나를 베팅하라 한다면 그분들은 어디에 베팅할까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과연 어디에 베팅하겠습니까?
과거 100만 원 했을 때, 1000만원 했을때, 5000만 원 넘었을 때 모두들 비싸다, 너무 올랐다 했지만 지금 비트코인은 1억을 찍은 후 조정 국면에 있긴 합니다.
전 10년 뒤에 섣불리 10억이 된다고 장담은 못해도 0원은 안된다에 베팅하겠습니다.
이상으로 『더 그레이트 비트코인』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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