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즈(FASE)바인딩에 대해 알아보자!(바인딩계의 새로운 혁신)
안녕하세요.
다락방 아재입니다.
오랜만에 스노보드 이야기를 할까 하는데요.
제가 인라인스케이트, 건프라 관련 내용을 많이 올리긴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스노우보드입니다. 처음 탄 게 97? 98년? 렌털 보드 처음 타보고 첫 장비 산 게 2001년이었으니 그거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도 꽤 오래되었죠.(그렇다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풀 시즌 보낸 거 절대 아님....)
이번에는 스노보드 장비 중 하나인 바인딩에 대해, 특히 25/26시즌에 발매되는 바인딩인 페이즈(FASE) 바인딩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스노보드 바인딩의 종류
바인딩은 부츠와 데크를 연결해 주는 장비로 많은 사람들이 중요성을 간과하지만 중요한, 그리고 한번 구매하면 자신이 만족한다면 가장 오래 쓸 수 있는 장비라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지금 쓰고 있는 바인딩이 10년이 넘었는데 만족하고 큰 문제는 못 느껴서 계속 사용 중입니다. 아~! 하이백 부분 부품이 망가져서 하이백을 바꿔야 할 거 같네요ᅲ
바인딩의 각 부품 등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먼저 스노보드 바인딩(알파인 보드용 제외)의 종류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 스트랩 바인딩


위의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최근에 나온 바인딩과 10여 년 전에 나온 바인딩의 형태가 그리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저의 첫 바인딩이 00/01 플럭스 플래티넘 바인딩이었는데요.(아 추억돋내...) 지금 그 디자인을 본다면 렌털 보드에 달려 있는 바인딩과 같다 보시면 됩니다.
그때 당시와 지금의 것을 비교해도 기본적인 구조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하이백과 두 개의 스트랩.
재질과 디자인의 발전, 풋패드의 추가 등 발전되고 있지만 기본 형태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신뢰성 있는 디자인이고 많은 라이더들에게 검증받고 지금도 가장 받는 바인딩의 형태라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단점으로는 불편함이 있는데요.
매번 리프트 타고 내릴 때 스트랩을 채워야 하는데...
슬로프에 앉아서 채우면 매번 채우고 일어서는 거도 참 일이고 서서 채우면 익숙하지 않을 경우 부츠가 바인딩의 힐컵에 정확히 밀착이 안되고 바인딩을 채우는 일이 빈번히 발생합니다. 저도 그런 적이 제법 있었고 옆의 보더가 부츠가 제대로 밀착이 안되고 스트랩만 강하게 꽉 쪼인 채 출발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허리 숙여 스트랩 두 개를 두 손으로 해치고 부츠를 바인딩에 딱 맞게 자리 잡아서 두 손으로 라챗을 두 번 채우는 거... 이거 하다 보면 참 옆의 스키어가 부럽기도 합니다ㅎ
하지만 가장 신뢰받고 사랑받는 형태라는 거!
2. 스텝인(인업고)바인딩
2000년? 2001년? 당시 국내 최대의 스노보드 사이트였던 김준범의 스노우보드연구소(헝그리보더가 여기서 활동하던 유저인 스카이님이 나와서 만든 사이트죠)에서 새로운 형태의 바인딩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지금처럼 인터넷 커뮤니티가 발전하지 않아서 해외 소식을 접하는 게 쉽지 않았죠.
하이백이 완전히 뒤러 젖혀져서 거기로 부츠를 쏙 넣고 하이백을 올린 후 출발~
오잉? 이거 무슨 혁신적인 바인딩이가?
이것이 바로 스텝인 또는 인업고 바인딩이라 불리는 시스템 바인딩의 시작인 플로우 바인딩이었습니다.
사실 스텝인 바인딩이라는 명칭이 좀 포괄적으로 사용이 되는 경향이 많아서 과거에 플로우 바인딩이 처음 나왔을 때 스텝인 바인딩이라는 명칭이 쓰이기 시작했는데 이후 나오는 시스템 바인딩들도 포괄적으로 스텝인 바인딩이라 부르곤 합니다. 실제로 영어로 step in binding이라 검색하면 플로우 뿐 아니라 투 스트랩 바인딩을 제외한 시스템 바인딩 통틀어서 스텝인 바인딩이라 부르는 듯했습니다.
https://www.ispo.com/en/sportstech/most-important-snowboard-step-bindings
You should know these 5 step-in bindings for snowboarders!
This is how the step-in bindings from Burton, K2, Nidecker, SP and Clew work.
www.ispo.com
어쨌든 이러한 인업고 바인딩이 플로우 뿐만 아니라 SP(GNU)에서도 나오고 있고 과거 우리나라의 스노보드 브랜드였던 버즈런에서 파이튼 이라는 바인딩도 있었습니다.(저도 중고로 사서 사용했었네요)


위의 사진처럼 바인딩 하이백과 베이스 플레이트가 케이블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힐컵과 일체형의 하이백이 완전히 뒤로 젖혀지면 부츠를 뒤어서 밀어 넣은 후 하이백 올리고 래버를 올리면 끝!
참 쉽조잉?
그런데 생각보다 이 바인딩이 그리 흥행을 하지 못했는데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기존의 투 스트랩 바인딩의 신뢰도가 높았지만 플로우 바인딩 초창기에 여러 문제점이 나왔거든요.
스트랩을 딱 맞게 쪼이면 오히려 부츠를 넣기 힘들어지고 스트랩 약간 느슨하게 하면 부츠는 잘 들어가는데 스트랩 바인딩처럼 딱 조으는 그 맛이 없고... 그래서 처음 세팅이 힘들고 부품이 많아서 무게가 더 무겁다, 하이백 세팅이 제한적이다 등등 여러 단점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지금 많은 부분이 개선이 되었다고 하지만 점유율이 그리 높지 않고 브랜드가 한정적이라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다 등의 아쉬움은 여전히 있습니다.
참고로 플로우 바인딩은 23년인가 스위스의 브랜드인 니데커(Niderker)에 인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신제품은 나오던데 언제까지 나올지는 지켜봐야겠지요? 만약 플로우의 라인업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면 남은 인업고 바인딩은 SP(GNU)만 남을 거 같네요.
3. 버튼 스텝온(Step-on) 바인딩


위의 사진처럼 위로 밟아 넣으면 딸깍하고 채결이 됩니다.
나온 지 이제 10년 가까이 되어서 신뢰성은 충분히 검증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딸아이의 보드가 바로 저 스텝온 바인딩 시스템인데... 정말 편하게 씁니다. 편의성은 진짜 최고인듯합니다.
버튼의 독자적인 시스템이지만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플럭스에서도 스텝온 바인딩이 나오더니 25/26시즌에는 바인딩 명가인 유니온에서도 스텝온 바인딩이 나온다고 합니다. 부츠도 버튼뿐만 아니라 나이트로, DC에서 스텝온 부츠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으로는 여전히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다, 특히 부츠는 위의 사진처럼 부츠 뒤와 옆에 걸쇠가 있는 전용 부츠를 사용해야 해서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바인딩 안에서 부츠의 좌우 움직임 일반 스트랩 바인딩에 비해 제한적이라 트릭, 파크용으로는 잘 안 맞다는 평도 있었습니다.(그래서 그런지 프리스타일쪽 프로들은 안쓰더라고요.)
그리고 눈이 많이 왔을 때 힐 쪽에 눈이 좀 뭉쳐있으면 채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암튼 딸아이 쓰는 거 보니 편하긴 진짜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니데커 슈퍼매틱(Niderker supermatic) 바인딩


오잉 이거 뭥미?
이 시스템은 니데커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시스템인 슈퍼매틱 바인딩입니다.
스텝온 전의 인업고 타입의 문제로 여러 가지 언급을 드렸는데요.
그중 가장 큰 문제로 스트랩 바인딩과 같은 밀착감을 얻기가 힘들다, 바인딩 하이백의 세팅에 제한이 있다 등의 문제점이 있었는데 그것을 단번에 해결한 바인딩이 바로 이 슈퍼매틱 바인딩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업고 스타일과는 달리 하이백 부분만 누우면서 앵클 스트랩도 같이 들려서 공간을 확보하고, 발을 넣으면 걸쇠와 연결된 하이백이 제자리로 올라가면서 내부의 장치가 딱 걸리는 거 같습니다.
인업고를 포함한 시스템 바인딩의 여러 아쉬운 점들을 단번에 해결하고 기존의 투 스트랩 바인딩을 선호하는 유저들을 만족시키는 제품이라 봅니다.
하지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 또한 있는 법ㅎ
우선 니데커의 독자적인 제품인 만큼 선택의 폭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무게가 좀 무거운 편에 속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내부의 락킹 장치들이 있다 보니 그런 거 같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격! 기존의 바인딩들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여러 장점을 내세워 많은 유저들이 만족하고 있는 제품이 아닌가 합니다.
그 외에도 독일에서 개발한 크류(Clew) 바인딩, 스키와 스노보드에서 오랫동안 전 장비를 판매하는 장수 브랜드인 K2(등산복 브랜드 말고)의 클릭커(Clicker)시스템등이 있습니다. K2클릭커의 경우 2000년대에 한국의 등산화 브랜드인 트랙스타에서 판매를 한 적도 있었죠.
5. 그래서 페이즈(FASE)바인딩이 뭔데???
FASE™ | Fast Entry Snowboard Binding System
The next generation two-strap binding: a revolutionary Fast Entry System, featuring the rider-trusted performance and comfort of two-strap bindings, compatible with any boots.
www.fasesystem.com
페이즈시스템 홈페이지가 있는데요.
페이즈라는 명칭이 브랜드가 아닌 시스템의 이름인 걸 알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영상이 재생이 되는데 이 영상을 자세히 보면 바인딩을 채결하고 또 푸는 부분이 지나갑니다.
잘 모르겠다고요?
https://www.youtube.com/shorts/klMI_wine2c
이제 보이시죠?
전 이 시스템을 처음에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전 이것이 진짜 투 스트랩 바인딩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느꼈습니다.
스트랩 끝이 고정된 채로 풀리기에 두 손으로 잡아서 라쳇을 채결할 필요가 없고 기존의 투 스트랩 바인딩과 동일한 디자인.
슈퍼매틱처럼 하이백이 눕혀진 후 부츠를 편안히 넣고 허리 숙여 두 손으로 라쳇 채우랴 부츠 힐컵에 붙이랴 고생할 필요없이 발만 넣고 스트랩 밀어 넣은 후 라쳇 딸깍딸깍 몇 번만 하면 끝.
무엇보다도 슈퍼매틱처럼 복잡한 설계가 아니라 간단한 기계적 설계로 이러한 편리성을 구현했다는 점에 너무나도 많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이것이 제가 투 스트랩 바인딩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 생각한 이유입니다.
앞에서 말하였듯이 페이즈는 브랜드가 아니라 시스템 명칭인데요.
그럼 내년에 어느 브랜드에서 이 페이즈 바인딩이 나올까?
페이즈시스템 사이트에서도 나오듯이 4개의 브랜드에서 출시될 예정입니다.
바로 롬(Rome), 바탈레온(Bataleon), 존스(Jones), 32부츠 이렇게 되겠습니다.
넷 다 내로라하는 브랜드들인데요.
롬은 스노보드 데크, 바인딩, 부츠
바탈레온 또한 원래는 데크 브랜드로 시작했으나 이제는 부츠와 바인딩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참고로 바탈레온 부츠가 버튼 부츠와 디자인이 참 비슷하다 느꼈는데 알고 보니 과거 버튼의 디자이너가 바탈레온의 부츠 디자인을 맞았다고 하더라고요.
존스는 데크와, 바인딩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두 바인딩을 판매 중인 회사인데 의외의 회사는 바로 부츠로 유명한 32.
32에서 드디어 바인딩까지 라인업을 확장하였고 그 시작을 이 페이즈 바인딩으로 하는군요.


왼쪽은 바탈레온의 블래스터 페이즈 바인딩, 오른쪽은 롬의 카타나 페이즈 바인딩
바탈레온과 롬은 모두 알루미늄 프레임(Asymwrap)이 들어간 바인딩입니다.


왼쪽은 존스의 페이즈 바인딩, 오른쪽은 32의 페이즈 바인딩(볼컴과 콜라보 제품)
존스와 32는 모두 나일론 합성수지 재질의 베이스 플레이트 바인딩.
여기서 잠깐!
뭔가 신기하지 않습니까?
롬과 바탈레온의 두 제품, 존스와 32의 두 제품의 베이스 플레이트 디자인이 똑같다는 점이요.
색상 제외 완전히 동일하고 토 스트랩의 디자인 또한 동일합니다.
하이백의 디자인과 플렉스, 앵클 스트랩 정도의 차이만 있어서 본인의 취향에 맞게 선택하시면 되겠고 넷 다 자기의 성향에 들어가는 제품이다 하면 가격 저렴한 녀석으로 선택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서 저만의 가설(뇌피셜)을 해보자면 말이죠.
롬, 바탈레온, 존스 이 세 개의 브랜드는 모두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스위스의 니데커의 서브 브랜드라는 점! 세 회사 모두 니데커 산하의 브랜드입니다.
거기다 더 놀라운 점이.... 제가 이 글 준비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원래 32부츠는 스케이트보드 슈즈로 매우 유명한 ethines, es, emerica와 함께 STI의 브랜드였는데요.
그래서 과거의 카탈로그에 보면 부츠의 중창이 sti foam 어쩌고 하는 설명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브랜드들이 작년에 모두 니데커의 산하로 들어갔다네요. 정말 놀라운 소식!
Nidecker Group | Home
Press Release: Nidecker Group acquires iconic brands: Etnies, éS, Emerica, and ThirtyTwo. Read moreHome of Board Sports BrandsThe Nidecker Group is home to the most innovative and inspirational board sports and lifestyle brands: Bataleon, Emerica, éS, Et
www.ndk.group
니데커 산하의 브랜드들을 모두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저 넷 브랜드 모두 니데커 산하의 브랜드라는 공통점?!
그 말은 즉 페이즈 시스템 또한 니데커가 만들었거나 또는 그들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슈퍼매틱 바인딩 개발 도중 페이즈 시스템의 아이디어를 도출했거나 혹은 슈퍼매틱 개발 이후 좀 더 저렴한 버전을 개발한 게 페이즈가 아닐까? 하지만 니데커는 슈퍼매틱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사용하려 하고 페이즈 라인업이 있을 경우 브랜드 내의 제품 판매 간섭 문제로 페이즈 시스템은 산하의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전략을 가지고 나가는 게 아닐까 하는 게 저만의 추측입니다.
스노보드의 큰 틀은 25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바뀐 건 없습니다. 데크의 구조, 바인딩의 구조, 부츠의 형태 모두 크게 바뀌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작은 차이들이 큰 차이를 만들듯이 매년 조금씩 발전해 온 것 또한 사실입니다.
아마 나의 첫 부츠인 DC 프리미어 2를 다시 신으라고 하면 못 신을 거 같고 저의 첫 바인딩인 플럭스 플래티넘을 지금 쓰라고 하면 아.... 그건 좀... 할 거 같은데... (그 바인딩은 오래전에 친구에거 넘겨줬고 친구는 아직도 잘 가지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 인업고, 스텝온 등 큰 혁신을 불러온 제품들이 시장에 나오면서 또 다른 기술적 도약을 하고 있고 이번 페이즈 바인딩은 전통적인 투 스트랩 바인딩이 어떻게 발전하고 나아가야 할지 그 길을 보여준 혁신적인 제품이 아닌가 하고 전 평가합니다.
어떠한 제품이든 처음 나온 제품은 지켜보는 게 굴룰 이기에.... 전 26/27 제품이 나오면 그걸 일찍 사서 써보는 걸 노려야겠습니다.
아무튼 스노보드 시장에 또 다른 혁신을 가져온 페이즈 바인딩. 이거 나만 이리 기대하고 평가하는 건가?ㅎ
몇몇 보드샵에서는 벌써 내년도 제품 예판을 하고있고 이 바인딩들도 있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예판을 노리는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꽤 괜찮은 가격에 시즌을 꽉 채워 사용하니 예판의 장점도 많은거 같습니다.
이상으로 페이즈 바인딩에 대한 정보와 이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언젠가 이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보고 리뷰하는 날이 오길 빌어봅니다. 제발~~~
그럼 이상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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